[미래연칼럼]

 

군 개혁 원점 돌린 박근혜 정부.. 한국군 재앙맞을 수도

  모두 했는데 한국만 못한 국방개혁.. 예산낭비도 우려

 

김종대/<디펜스21+> 편집장

 

지난 36일 발표된 박근혜 정부의 국방개혁, 국방개혁 기본계획은 이제껏 논의되어 온 모든 군 개혁을 원점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개혁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1, 3 야전군사령부 통합은 사실상 다음 정권으로 연기되었고, 병력감축도 흐지부지 된다. 남아도는 장군 60명 감축안은 슬그머니 사라졌다.

 

중국군은 최근 7개 군구를 5개로 통폐합한다고 한다. 일본 자위대는 기반적 방위력을 동적 방위력으로 전환하며 육상자위대도 신속대응군으로 개편된다. 선군정치를 표방한 북한도 3단계 공격제대를 2단계로 통폐합하였다. 다 구조조정하고 혁신하는데 동북아시아에서 이걸 못하는 군대가 한국군이라는 걸 스스로 드러낸 셈이다.

 

1군과 3군을 통합하여 지상작전사령부를 창설한다는 건 과거 노태우김대중 정부 시절에도 계획했지만 유명무실해졌다가 노무현 대통령의 국방개혁 2020에서 다시 이를 확정한 적이 있다. 이에 이명박 정부도 이를 기정사실화 하고 3군에 새로운 간부숙소까지 건립한 상황이다. 민간자본방식(BTL)으로 다 지어놔서 이제는 임대료로 막대한 돈이 국고에서 지출되고 있다. 이제 실행만 하면 되는데, 이걸 먼 훗날로 또 미루면 예산 낭비는 불을 보듯 뻔한 것이고, 연쇄적으로 군단사단에 이르는 방만한 군 구조도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2020년 경에는 18세 연령의 인구가 지금보다 30%이상 줄어 지금 개혁을 서두르지 않으면 병력을 충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갑자기 도래하는데, 이 부담을 다음 정부에 떠넘기면 군은 재앙을 맞이하게 된다. 

 

군 개혁 연기병력감축 흐지부지.. 재래식 전쟁계획만 고집

 

개혁을 거부하는 한국군에는 사령부가 엄청나게 많다. 연합사령부, 군 사령부, 군단사령부, 작전사령부, 항공작전사령부, 유도탄사령부, 교육사령부, 군수사령부, 인사사령부, 수송사령부, 의무사령부, 화생방사령부, 지휘통신사령부, 기무사령부, 정보사령부, 서북도서사령부, 인천방어사령부, 잠수함사령부, 제주방어사령부,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부대 등등... 일개 참모에 불과한 기능이 다 사령부 만들어서 자기가 지휘하겠다고 나선다. 서울에서 전투기가 떠서 평양까지 가는데 5분이다. 그런데 뭔 지휘관들이 이렇게 많은가? 250km의 휴전선에 우리나라 장군을 일렬로 세우면 500미터마다 장군이 한 명이다. 

 

이걸로 끝이 아니다. 경리단, 복지단, 보급창, 정비창, 인쇄창, 홍보관리소, 품질관리소, 군사편찬연구소, 국방연구원, 국방과학연구소, 방위사업청, 사관학교, 각군 대학, 합참대, 국방대, 군악대, 국방어학원, 정신전력원, 전쟁기념관, 근무지원대, 부실한 병원들, 죄수도 없는 교도소, 군사법원, 군 검찰, 군 성당, 교회, 법당, 수송대, 간호사관학교, 체육부대, 국군방송 등등.... 아예 군이 하나의 국가를 만들 셈이다. 원정 작전하는 미군 흉내내다보니 모든 걸 군에서 다 갖겠다는 이야기다 

 

대군을 유지하면 전쟁계획 또한 대규모 지상화력을 동원하는 섬멸전을 가정으로 작성된다. 우리나라 작전계획 5027은 많이 죽고 많이 죽이고 많이 부수는 전쟁계획이다. 이 계획과 같이 한반도에서 120일간 전쟁이 수행될 경우 미국의 랜드 연구소는 6,000조원의 피해와 150만명 사망, 연세대 문정인 교수 예측으로는 7,000조원 재산피해에 500만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분석된 바 있다. 이런 전쟁은 모든 것이 파괴되기 때문에 이겨도 지는 전쟁이다. 베트남 전쟁 이후로 전 세계 국가급 전쟁에서 100만명 이상 사망한 전쟁은 없다. 이런 식으로 재래식 전쟁을 계획하는 나라가 또 있을까?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대인가? 

 

1차 대전 당시에 러시아 60만 대군에 독일군은 단 15만으로 승리했다. 지금 미군도 지상군 병력을 50만에서 45만 정도로 감축할 예정이다. 현대 전쟁을 살펴보면 적은 숫자의 똑똑한 군대가 많은 숫자의 우매한 군대를 제압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박 정부 개혁안은 25년전 다 나온 것.. 현대식 첨단무기전략전술 외면  

 

국방부가 발표한 국방개혁안에서는 미래에 전쟁수행의 중심단위는 군단이라며 지금과 같은 대군을 유지하면서 지상군 화력과 기동력을 보강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이 말은 25년 전인 노태우 대통령 시절의 국방개혁인 818계획에서 다 나온 말이다 

흘러간 공지전 교리를 아직도 군이 고수하는 실정이다. 우리 국방부 안은 지상군 군단 작전을 주축으로 하고 공군 전투기도 마치 대포처럼 지상군 맘대로 운용하겠다는 통합군적 발상이 깔려 있다 

 

현대에 와서 무기체계가 첨단화되고 새로운 군사전술과 전략이 개발되는 가장 큰 이유는 첫째, 덜 죽는다, 둘째, 덜 죽인다는 새로운 전쟁관에서 비롯된다. 군인과 민간인을 구별하지 않고 대량의 폭탄을 대도시에 퍼붓는가 하면, 수백개의 표적을 타격하면서 대규모 지상군이 통제선을 따라 진격하는 120일 전쟁, 90일 전쟁은 월남전을 끝으로 없어졌다. 전쟁은 단 3일 이내에 양상이 결정된다. 때마침 북한도 3일 전쟁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2006년에 미국의 합동전력사령부(JFCOM)는 한반도에 적용되는 작계 5027을 쓰레기라고 평가하고, 검토결과를 합참에 보고한 바 있다. 이 검토 보고 이후 미 국방부는 한반도에 미군을 대규모로 증원하는 계획을 사실상 폐기하고 증원 절차도 바꾸었다 

인문과 상상력이 고갈된 군대는 기존 계획 외에 다른 대안을 찾는 창조적 사고력이 소진된다. 나폴레옹은 군대는 10년마다 전술을 바꾸어야 한다고 했다. 50년 넘게 같은 사고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한국군이 참고해야 할 경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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