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할머니 장례도움 약속한 태양상조 김종연 대표

2011. 0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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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아프셨던 만큼, 가시는 길 편히 모실게요”
정대협과 ‘장례행사 후원’ 협약
마지막 한명까지 용품 등 지원 
 
“건강하게 오래오래, 일본 정부가 사죄할 때까지 사시고, 나중에 세상 떠나시는 날에는 우리 어머니보다 훨씬 잘 모실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김종연(50·사진) 태양상조 대표는 자신의 어머니와 같은 연배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84) 할머니의 두 손을 잡으며 말했다. 길 할머니도 “오늘 집에 가면 편히 잘 수 있겠다”며 “사람들1295313132_00382076101_20110118.JPG이 많이 도와줘서 기쁘다”고 답했다.

 

태양상조는 17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장례 행사 후원 협약식’을 맺고 장례식장과 음식을 제외한 장례용품·의전용품·차량 등을 마지막 위안부 할머니가 돌아가실 때까지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태양상조가 위안부 할머니들의 장례를 지원하기로 한 데에는 지난해 12월 태양상조 서울지점장의 수요집회 참석이 계기가 됐다. 서울지점장이 올린 장례지원 계획을 김 대표가 흔쾌히 수락했고, 협약식을 치르기 전인 지난 13일 울산에서 별세한 김선이 할머니의 장례를 돕기도 했다.

 

20대에 부모님을 잃고 자수성가한 기업가인 김 대표는 2003년부터 장례 관련 일을 시작했는데, “누구나 죽으면 결국 다 똑같다는 생각이 들어 욕심 없이 가지고 있는 것을 베풀며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런 경영 원칙에 따라 태양상조는 사천시에서 숨진 기초생활수급자의 장례도 무료로 치러주고, 30여명의 직원들과 월급 1%를 모아 연말에 자원봉사활동을 하기도 했다.

 

또 그는 “위안부 문제는 언론에 나올 때나 알지 잘 기억 못했는데, 이런 기회가 생겨 항상 이 문제를 생각할 수 있게 돼 개인적으로도 기쁘다”며 “빨리 이 문제가 해결되어서 얼마 안 남은 할머니들이 편안하게 하직하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대협 윤미향 대표는 “최근 생존해 계시던 할머니들이 한 분, 두 분 돌아가시고 계신데, 장례 절차도 복잡하고 경제사정도 여의치 않아 고민이 많았다”며 “태양상조 덕분에 큰 걱정거리를 덜었다”고 밝혔다.

글·사진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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